정선 민둥산 억새, 덕우리 마을, 덕산기계곡(2009.10)
2009년 10월 1일
1. 출발
말로만 듣던 가을 억새가 나를 불렀다... 어여 와~~~~
2. 민둥산 억새
민둥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그냥 이름이 재미있고 접근이 수월할 듯한 발구덕 마을에서 오르기로 했다. 발구덕 마을이라는 명칭은 구덩이가 여덟 개인 마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발구덕 마을에 도착해서 지체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강원도에는 대충 오를 수 있는 산은 없는 것 같다. 헉헉대며 한참을 오르니 허기가 진다. 산 중턱에 있는 간이식당(?)에서 라면에 막걸리 한사발 하면서 숨을 돌렸다. 예전 민둥산에는 화전민이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화전이 금지되면서 억새가 자라기 시작했고 지금의 민둥산이 되었다고 한다. 디카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참으로 후회되는 민둥산 여행이었다. 아쉬운대로 휴대폰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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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경사가 급해진다. 저질 체력을 다시 확인하면서 엉금엉금 올라가니 어느새 능선에 다다른다. ‘아~ 참 좋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직은 조금 시기가 이른 듯 한데 억새가 절정을 이룰 때 이곳에 온다면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다. 너울너울 흔들리는 억새가 햇볕을 배경삼아 은빛을 토해낸다. 아마 사람이 별로 없어서 더욱 아름답고 시원하게 느껴진거 같다.
능선길을 따라 나무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어 걷기 편하다. 그런데, 어느 정도 알려진 여행지를 가보면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장면이 있다. 들어가지 말라고 울타리를 쳐놓았건만 굳이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다. 발 밑엔 억새들이 부러져서 나뒹굴고 있는데도 열심히 찍는다. 사진 속에선 밟힌 억새가 없겠지만 말이다.
산 능선이 어떤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면 참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는데 억새는 단연 선두그룹에 속할 것 같다. 단순한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햇볕과 함께 보게 되면 보석같다. 그리고 탁트인 공간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아무리 이리 찍고 저리 찍어도 내 눈에 보이는 장면이 카메라에는 없다. 좋은 카메라는 담을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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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덕우리 마을, 덕산기 계곡
민둥산에서 내려와 가는 길에 덕우리마을을 들러보았다. 이곳 뼝대 트래킹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뼝대’라는 말이 절벽이라는 의미의 강원도 사투리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어쨌든 덕우리 마을에서는 뼝대 구경 열심히 했다. 앞에 흐르는 천과 천 너머에 늠름하게 서 있는 뼝대가 볼만했다. 여름에 물놀이 하러 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었다. 넓은 주차장도 마련해놓고 있었다. 그런데 뼝대 트래킹을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지나는 사람도 없어서 물어볼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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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박이일에 나왔던 덕산기 계곡을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네비게이션 아씨도 모른다. 지금도 정확히 어떻게 찾아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찌어찌 찾아간 덕산기 계곡... 그런데 얼추 보니 덕우리에서 산을 하나 넘어가면 이곳인 듯 싶었다. 조금 과장하면 물속의 돌이 물밖의 돌보다 더 선명히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르고 물 뒤편엔 늠름한 뼝대가 버티고 있다. 그리고 뼝대로 인한 시원한 그늘이 일품인 여름철에 가면 그야말로 신선놀음하기 딱 좋은 그런 곳 같았다. 조금 아쉬운 것은 가을이라 그런지 수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데 아는 사람들은 여름에 많이들 오는 모양이다. 계곡 위쪽으로도 사람들이 오간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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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구석구석 자연이 감동이 주는 동네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곳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 여행의 즐거움 여부를 결정하는 듯 하다. 아~주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라 기억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