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여행

봉평메밀밭,평창양떼목장,태백금대봉(분주령),삼척환선굴 (2009.9.4~5)

낚시캠핑 2010. 9. 15. 16:11

봉평 메밀밭, 평창 양떼목장, 태백 금대봉, 삼척 환선굴

2009년 9월 4일 금요일

 

1. 출발

  내일이면 봉평 메밀꽃 축제가 시작된다. 조금 시간이 흐르면 업무 때문에 많이 분주해질 것 같아 봉평만을 목적지로 정하고 출발 출발...

 

2. 봉평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 때문에 유명해진 봉평의 메밀밭. 영동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먼저 도착한 곳은 ‘이효석 생가’. 벌써 이곳부터 메밀꽃이 사방에 보인다. 아직은 절정이 아닌 듯 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메밀꽃이 절정을 이루면 정말 흩뿌린 소금같이 보일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풍경을 실제로 보았기 때문에 작품에서 그리 묘사할 수 있었고 독자들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작품이 유명해졌는지도 모를일이다. 생가앞에는 약간 생뚱맞은 물레방아도 하나 있다. 생가만 달랑 있어서 그리 오래 머물수 있는 핑계가 없다.

 

                                    이효석 생가                                                                              생가 앞 물레방아

 

  이곳을 나와 차를 타고 아래로 조금 이동하니 또다른 볼거리가 있다. 어쩌면 이곳이 진짜 이 동네를 대표하는지도 모르겠다. 이효석 생가를 옮겨왔다고 하는 집과 주변의 메밀밭 그리고 문학관등이 모여 있다. 앞의 이효석 생각보다 밭의 규모가 크다. 입구에는 말들도 있다. 아마 작품에서 등장하는 놈들이 이렇게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도 제법 오가고 메밀밭 사이를 거니는 것도 나름 운치있다. 이효석 문학관은 조금 위로 올라가야 하나보다. 다음에 지나게 되면 들러보기로 하고 패스.
  허기가 돌아 아까 보아두었던 식당으로 향했다. 메밀국수를 먹을 작정이다. 그런데 손님이 한명 뿐이다. 뭔가 이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온김에 먹고 가기로 작정했다. 식사를 기다리면서 분위기를 보아하니 동네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인 듯 싶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메밀꽃 축제의 중심가는 좀더 아래로 내려가야 했었다. 그곳에는 식당도 많고 방송에도 나온 식당들도 있었다. 즉 내가 식사하기 전에 돌아본 곳들은 축제의 중심가가 아닌 것이다. 맛은 괜찮았지만 다음에 오게 되면 중심가에서 먹어봐야겠다.

  

                                   옮겨놓은 생가 입구                                                                        옮겨놓은 생가

 

 

                                      근처의 펜션                                                                              문학관과 메밀밭

 

  식사를 마치고 아래로 내려오니 약간 번잡한 풍경이 펼쳐진다. 축제를 한창 준비중이라 조금은 어수선했다. 이곳에 오니 사람도 많고 옆에는 장터도 있었다. 본격적인 축제기간에는 너무 부산스러울 듯 싶었다. 그런데 이곳에는 오히려 그게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장터 아니던가....

 

                                개울을 건너는 섶다리                                                                          너른 메밀밭

  그런데 왠지 다음에 와도 이곳은 그리 오래 머물수 없을 듯 싶다. 내 발길을 붙잡는 요소가 없다. 여러 사람이 같이 오면 괜찮겠다 싶은 곳이다. 이젠 어디로 가지? 평창 양떼 목장이 가깝나?

 

3. 평창 양떼 목장

  방송에도 자주 나왔던 양떼목장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그곳을 들러보고 영월에 있는 지인네로 가면 시간이 대충 맞을것 같다. 하지만 봉평에서 평창이 그렇게 가까운 곳은 아니다. 한참을 달려 양떼 목장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서있다. 흉물스러운 풍력발전기... 결코 환경친화적이지 않는 풍력발전기. 위쪽으로 가면 무슨 트래킹 코스(알고 보니 겨울 눈꽃으로 유명한 선자령)가 있는것 같았지만 일단 목적지인 양떼 목장으로 향한다.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올라가면 양고기꼬치 파는 가판점도 있고 중간에 개울도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설렁설렁 걸어가면 입구가 나오고 건초값 명목으로 입장료를 받는 입구가 나온다. 아마 관광지로 지정이 되지 않아서 입장료는 받을수 없는 상황인가 보다.
  입구를 통과하면 저 멀리 양들이 보인다. 사실 처음에는 전부 인형을 세워놓은지 알았다. 전혀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녀석들은 풀을 뜯을때 한곳에서 오래 뜯는 모양이다. 이동하는 것을 보기가 무척 어렵다. 전부 가만히 서 있다. 조금은 징그러운 느낌도 든다. 이 목장 둘레로 길이 나있고 관광객은 이 길을 따라 한바퀴 둘러보고 내려와서 우리에 있는 양들에게 건초를 조금 먹여주면 일정이 마무리 된다. 조금은 허무하기도 한 일정이지만 너른 들판과 양들을 충분히 지켜보면서 이동하면 이국적인 맛을 느낄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데이트 장소로는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인과 통화하고 영월로 향했다. 근처에서 잘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역시 저녁에는 술을 같이 마셔줄 누군가 있으면 훨씬 풍요로워 진다. 참 고마운 녀석이다. 영월 가는길에 정선의 덕우리를 살짝 들러보았다. 이곳은 아주 자그마한 마을단위의 관광지라 할 수 있는데 여름에 조용히 가족과 함께 피서를 즐길만한 곳 같다. 인파가 붐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을에서 따로 주차장도 제법 넓게 준비해 놓은 모습이다. 지인을 만나서 송어회를 맛보았다. 아... 제법 훌륭한 회다. 입안 가득히 퍼지는 향도 있고 씹히는 맛도 괜찮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배가 고팠고 술이 고파서 더욱 맛이 있었지 않았을까?

 

                                    덕우리 뼝대(절벽?)                                                                        송어 매운탕.

 

4. 태백 두문동재~금대봉 트래킹

  분주령을 가고자 일찍 영월을 출발했다. 네비에 의존한 여행이지만 가는 길위에서 만나는 도시는 제법 사연을 짐작케 한다. 예전 탄광촌으로 번화했을법한 동네도 지난다. 중간 어디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해장국집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나름 깔끔한 맛이 좋았다. 다음에 가게 되면 그곳을 다시 찾고자 할 듯 싶다. 두문동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변을 조금 헤매다가 겨우겨우 두문동재에 다다랐다. 주말은 역시 다르다. 주차장엔 벌써 차가 만원이다. 조금 어렵게 차를 대고 산길로 오르기 위해 입구로 들어섰다. 입산은 무료였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입산이 허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팜플렛을 준다. 입산하는 인원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분주령은 야생화가 유명한 곳이라 들었다. 아마 그 생태환경의 유지를 위해서 그러는 것으로 생각된다.
  산을 오르는 길은 완만한 능선길이다. 크게 힘든 길도 없지만 그래도 강원도 산이라 가끔은 버거운 길도 있다. 하지만 금대봉까지는 무척이나 짧은 길이었다. 조금더 산행을 하면 검룡소까지 갈 수 있지만 다시 돌아와야 하는 걸 생각하니 섣불리 진행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곳도 역시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리기로 했다. 이럴때는 정말 관광버스나 대중교통으로 오면 참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두문동재에도 버스가 다니나? 못본것 같다. 다음에 오게 되면 매봉산까지 쭈욱 뻗은 능선길을 한번 걸어보고 싶은 곳이다.

이름모를 식물과 해발 1418M

 

  금대봉에서 다시 두문동재로 내려와 태백의 풍력발전단지가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삼수령 근처의 가게에서 물을 한병사들고 풍력발전단지로 들어섰다. 사실 풍력발전기는 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둘러보는 곳이라 그냥 한번 가보기나 해보자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한 풍경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고랭지 채소밭이다. 아.... 어찌보면 자연을 엄청 훼손하는 채소밭이다. 나무들을 전부 뽑아내고 그곳에 밭을 일군것이 아닌가. 숲으로서의 기능을 없애고 밭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것도 힘없는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마련한 밭이다라는 생각이 들자 이것도 어쩔수 없겠구나 싶다. 넓은 밭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산위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가파른 밭위에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곳에서 나는 배추가 도시민들의 밥상위에서 김치로 변신하고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숲이 사라지면 일차적으로 피해받는 이들은 이곳 사람들일텐데.... 에이 몰르겄다.

 

  두문동재에서 매봉산까지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피재까지는 4시간... 두문동재에서 매봉산까지는 한번 해볼만 하다. 다만 돌아오는 경로가 확보되어야 한다. 차가 두 대가 이동한다면 출발지와 도착지에 각각 한 대씩 대놓고 시도하면 좋을 듯 싶다.


5. 삼척 환선굴

  이제 삼척으로 향한다. 삼척으로 가는 길은 정말 강원도다운 길이다. 운전할 때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길의 연속이다. 만약 눈이라도 쌓인 길이라면 엄두내기가 힘든 길이다. 그동안 영월의 고씨동굴과 단양의 온달동굴을 가보았지만 환선굴을 가봐야 동굴을 갔다라고 말할 수 있을 듯 싶어 가보기로 했다. 시간 나면 바닷가도 들를 요량이다. 아~ 환선굴까지 가는 길 역시 멀다. 차로 이동하니 가능하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하룻만에 이렇게 돌아볼수는 없다. 역시 자가용으로 이동하면 기동성 하나는 정말 장점이다. 한참을 달려 환선굴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이 보인다. 차를 주차하고 올라가면서 문득 역시 이곳도 혼자 오는 사람은 나밖에 없나 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혼자 움직이는 사람은 없다. 뭐 그래도 할 수 없지.
  입구에는 귀틀집도 있고 무슨 방아 비슷한 것도 있다. 한쪽으로는 맑은 개울도 흐르고 정면에는 위엄이 서려있는 봉우리도 있다. 가다보면 좌측으로 또다른 굴이 있는 듯 한데 이곳에 가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단다. 가는 길에서 보니 모노레일 공사가 한창이다. 그 험한 곳에 기초공사가 되어있는 것을 보니 참 고생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굳이 이런 공사까지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힘들더라도 걸어서 돌아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긴 요즘은 케이블카로 산을 오르게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않은 세태니....  다행스러운 것은 가급적 주변을 훼손하지 않고 공사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거다.
  환선굴은 아주 큰 동굴이다. 아마 국내 최대일걸? 동굴을 가게 되면 사진을 찍기 어렵고 찍어도 별로 건질게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참... 직접보면 괜찮은 게 많은데... 사전에 공부를 좀 하고 와서 보면 훨씬 유익하리라는 점은 확실하다. 정말 자연과학이 곳곳에 아니 전부 자연과학적 사고로 들여다봐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동굴인 듯 싶다. 전혀 인간의 손이 역할을 하지 않는 곳.

 


환선굴은 제법 길어서 다 돌고 나오니 다른 곳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안된다. 그래서 바로 집으로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