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리사구, 간월암(2009. 7. 11.)
신두리 사구, 간월암
2009년 7월 11일 토요일
1. 출발
어디론가 가야하는 강박감에 조금 시달리다가 주말에 가볍게 다녀올 곳이 어디 없을까 궁리 끝에 신두리사구와 인근의 간월암에 다녀오기로 하고 새벽같이 출발.
2. 신두리 해수욕장
태안은 어쩐지 다른 곳에 비해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긴 하다. 민물낚시가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해서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쉬운 낚시터라는 인식이 있기도 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로 인해 실제 오가는 시간이 많이 단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집을 나서서 출발해보면 만만치가 않다. 특히 주말에는 더더욱 그렇다. 특히 이곳은 고속도로를 벗어나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의 시간만 계산하면 낭패를 당하기 쉽다.
신두리에 도착해서 보니 주차장에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 민박이나 리조트에서 개별적으로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주차장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니 공터가 눈에 띄어서 주차하고 해변으로 나섰다. 이곳은 대규모 리조트단지가 형성되어 있어서 단체로 오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보였다. 해변을 따라 넓게 형성된 백사장은 해수욕하기엔 그만인 곳 같았다.
해변은 좀 걷다보니 제법 단단한 갯벌(?)이 밟힌다. 이곳은 파도에 따라 부드러운 곡선으로 골과 마루를 형성해서 재미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군데군데 바닷물이 고여있어서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조개류들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변이 조금 지루해질때쯤 모래사장을 벗어나고자 해변 뒤쪽으로 길을 나섰다. 이 뒤쪽으로 길이 나 있는데 이곳은 여러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서 보기힘든 해변의 모습을 띄고 있다.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식물들을 둘러보고 길을 되돌아 나오다가 길을 가로질러 거미줄을 쳐놓고 사냥을 하고 있는 거미를 발견했다. 내가 본 거미중 가장 큰 거미였다. 이미 잠자리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거미줄을 쳤는지 신기했다. 사람이 자주 왕래했다면 온전히 남아있지 못할 거미줄이었을텐데...
조금 더 걷다가 이번에는 풀숲에 숨어있던 노루인지 고라니인지 모를 녀석이 소스라치게 놀라 달아나는 바람에 나도 깜짝놀랐다. 재빨리 카메라에 담으려 했지만 어찌나 빠른지 가까스로 아주 조그맣게 형체만 담을수 있었다. 인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런 상황도 겪어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간월암
한바퀴 둘러보고 나니 다리도 아파왔다. 차에 몸을 싣고 간월도로 향했다. 간월도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바다를 바라볼수 있는 사찰이 국내에 몇 안되는데 그중에 하나가 간월암이다.
간월암 입구에는 굴을 따는 어촌 아낙들의 동상이 있고 ‘간월도어리굴젓기념탑’ 이라고 적혀있다. 기념탑까지 있다는 것은 뭔가 어리굴젓하고 이곳 간월도하고 사연이 있다는 이야기인가? 하긴 간월암 가는 길에 있는 주변 상가에서는 각종 젓갈들을 팔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물에 있어야 할 배가 해변에 떠억 하니 서 있는 풍경이다. 가까이 가서보니 간판도 갖추고 있는 식당이다. 주로 조개찜을 판다. 안에 들어가서 먹으면 참 색다는 기분이 들것 같았다. 한편에서는 굴인지 조개인지를 따려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도 보인다.
그리고 가두리를 설치해놓고 낚시를 할 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낚시꾼으로 보이는 이들을 배로 실어나르는 모습도 목격할 수 있었다. 기회되면 한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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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월암 가는 길은 밀물때는 배로 썰물때는 걸어서 들어가는 특이한 암자다. 내가 방문할 때는 썰물때여서 가볍게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순간 '왠지 사연이 많아 보이는 암자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월암에는 오래된 나무가 두그루 있는데 그 중 팽나무는 매점의 지붕을 뚫고 자라고 있다. 아마도 지붕을 나무를 피해 구성한 것이겠지. 나무도 생명이니 쉽게 베어내지 못한건가? 우리네 인생살이는 무슨 소원들이 그리도 많은 걸까? 어느 절이나 가보면 전부 무언가를 빌고 있다.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한 소원들도 많을 것이다. '나만 잘되게 해주세요'류의 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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