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여행

영월 사진박물관,어라연 등등(2009. 6. 12. - 13.)

낚시캠핑 2010. 11. 9. 12:53

영월 두번째

 

2009년 6월 12일 - 2009년 6월 13일

 

1. 출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고기가 먹고 싶어졌다. 요즘 회사에서 할 일이 많지 않아서인지 자꾸만 돌아다니고 싶어진다. 그때 얼마전에 갔던 영월에서 본 다하누촌이 떠올랐다. 떠오르면 가는거지.... 도착해서 지인과 고기와 소주 한잔하고 쿨~

 

2. 사진박물관

  다음날 일단 청령포 주차장으로 가서 대충 씻고 양치질 하고 어디로 갈까 잠깐 고민. 사진박물관을 첫 목적지로 삼고 출발~ 네비아씨 없었으면 난 아마 이런식의 즉흥적인 여행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사진 박물관 앞에서 때마침 접촉사고가 나서 좌회전 신호 하나 보내고 두 번째 신호에서 사고차량 앞으로 살짝 돌아서 박물관 앞에 도착. 바로 옆에는 아마도 군청인듯한 건물이 있었지만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박물관 입구에는 거대한 그림이 있는데 그 입자 하나하나가 사진이었다. 저걸 다 배열하는 것도 시간 많이 걸렸으리라.
  아직 박물관을 열기 전이었지만 문은 열려 있어서 일단 들어가서 의자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좀 있으려니깐 여직원 출근하고 입장권 사서 사진 감상 시작.
  입구에서 우측으로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무너진 다리를 기어서 건너는 사람들이 있는 사진을 보고 놀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우리나라 한강다리인데 6.25 피난행렬이었다. -.-  그리고 옛날 사진을 조금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그중 시선을 끈 사진이 있었다. 외모만 봤을때 내 이상형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은 사진. 아마 지금은 할머니....

 

  

                                  한강다리를 넘어서                                                                            단아. 슬픔이....

  그리고 스크린에 매년 최우수 당선작을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볼수 있었다. 대부분 흑백 사진이었는데 한참을 집중해서 보았다. 최근 사진을 많이 찍어서 그런지 집중이 잘 되었다. 역시 이곳도 촬영금지였단 사실을 한참 둘러보다 알았다. 그래서 사진은 여기까지... 좌측 이층에서는 우리의 옛궁궐을 주제로 한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일제가 어떻게 훼손을 했는지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사진에 대한 약간의 지식도 늘어난 듯 싶다.


3. 어라연

  말로만 듣던 동강의 어라연을 보기 위해 다시 네비 아씨의 명령을 따른다. 가다 보니 좌측으로 동강이 흘러 시원한 드라이브길이다. 문득 큰 바위하나가 강 가운데 서있는 것이 눈길을 잡아 끈다. 잠깐 들러보기로 하고 무슨 식당 앞에 차를 세우고 내려가보았다. 조금 내려가자 강변에 자갈밭이 드러난다. 제법 넓어서 보기에는 시원했다. 하지만 군데 군데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이런 곳에 쓰레기를 두고 간 사람들은 이런곳에 이제 그만~
  가던 길을 계속 달리자 드리어 어라연 입구가 나타난다. 근처에는 래프팅을 할 수 있는 곳이 눈에 많이 띈다. 그런데 내가 예상한 어라연은 그냥 잠깐 내려서 휙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막상 와보니 산을 넘어가야 한다. 어제 먹은 술이 아직도 깨지 않는데 이를 어쩌나...  아침에 식사를 위해 갔던 식당에서 주차하다가 우측 범퍼에 살짝 흠집까지 낸 상태인데 걱정이 앞선다. 왕복 5km 정도의 트래킹코스다. 가장 높은 봉은 잣봉으로 537m. 수치로는 그리 높지 않은 산인 듯 해서 잠시 고민하다 도전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물을 준비했어야 했다. 보통 3시간 정도면 되는 길이라는데 난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4시간이나 걸렸다. 그동안 물을 한모금도 마시지 못했다. 목이 탄다는 것을 절감한 트래킹 코스였다.
  처음 산행길부터 심상치 않은 오르막이 등장한다. 경사는 급하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길이 무척 길다. 아~ 벌써부터 목이 탄다. 주변을 감상하며 즐거워 할려고 하지만 목이 타고 심지어 그늘도 없다. 길이 잘 닦여진 곳은 쉴만한 그늘을 찾기 쉽지 않다. 가다보니 집배원 오토바이가 내려온다. 아마 안에 민가가 있는 모양이다. 한참을 헉헉대며 가니 민가가 보인다. 이쯤에서 든 단 한가지 생각은 ‘물! 저기서 물을 확보해야 한다’였다. 그러나 사납게 짖어대는 개소리와 인적없는 집이 내다리를 체념으로 이끌고 말았다. 몸을 질질 끌고 가다보니 조그만 나무다리와 나무 계단이 눈앞에 드러난다.
  나무다리 밑으로는 아주 조금 물이 흘렀다. 먹어도 될 듯 싶었지만 먹어도 되는지가 확실치 않아서 먹지 못했다. 시도는 했지만 부유물이 있어서... 아마도 참을만 했던 모양이다. 나무 계단은 상당히 길게 이어져 있는 듯 했고 어떻게 올라가야 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목만 마르지 않으면 좋으련만...


 

 

 

  사실 이때까지의 트래킹 길은 평탄한 편이었다. 목마름만 없었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었다. 이 나무계단은 제법 경사가 심한 길이어서 몇 번을 쉬고 입술에 침을 발라가며 올라갔다. 오르막 끝에 다다르면 제법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잣봉까지 그리 힘든 길은 없다.
  잣봉까지 가는 길은 눈과 귀가 심심치 않은 길이 이어진다. 동강의 물소리가 산길을 걸을때마다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소리만으로도 시원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새소리, 곤충소리, 특히 간간히 부는 바람소리는 아주 귀를 즐겁게 해준다. 간혹 나무 사이로 보이는 동강의 모습도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한참을 걸어 잣봉에 도착하여 주변을 살펴보면 어라연을 볼 수 없는 것에 당황하게 된다. 그런데 조금 더 가면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보면 잘 볼 수 있다.

 

  

                                                잣봉                                                                             전망대에서 본 어라연

  이제 전망대에서 어라연으로 내려갈 차례이다. 이곳은 정말 경사가 심하다. 입구 안내도에 표기된 급경사 지역이다. 말 그대로 급경사가 눈앞에 나타난다. 적어도 트래킹화는 신어줘야 할 듯한 경사이다. 비가 오면 아찔한 상황들이 자주 나타날 듯한 길이다. 관절이 좋지 않거나 하이힐 등을 신었을땐 잣봉을 경유해서 가는 길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물론 경치는 잣봉의 전망대에서 보는 것이 백미이기는 하지만...

 

                                    급경사 내리막길                                                              내리막길 끄트머리에서 본 어라연

  어라연으로 내려오면 좌측으로는 길이 없고 우측으로는 입구로 되돌아가는 트래킹 코스가 펼쳐진다. 강변을 따라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시원한 물소리와 강변으로 나있는 돌길은 어렸을 때 냇가에서 놀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되돌아 오면서 바라보는 어라연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모습이 계속 변한다. 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잣봉을 오를때 났던 물소리의 진원지를 바로 옆에서 만나기도 하고 강변의 절벽도 구경하면서 작고 예쁘장한 길을 걷다보면 나비떼를 만나기도 한다. 가까이 가면 나비들이 군무를 춘다.

 

                               돌길이 끝나면 이런길이                                                                         까만 나비떼

  그런데 강한 햇살 때문에 여전히 목이 마르고 타들어간다. 처음에는 호젓하고 여유로운 강변트래킹이었는데 걸어도 걸어도 계속 길이 나타나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아마 목마름 때문에 더욱 지루하고 짜증이 났을터였다. 한참을 걷고 또 걷다 보면 어라연 입구에서 보았던 안내판의 급경사 지역이 한번 더 나타난다. 이 길은 4륜 차량이면 들고 날 수 있는 길인 듯 하다. 주민들에게는 차량 통행이 허용되는 것 같았다. 급경사 맞다. 타들어가던 목은 이제 말라비틀어진 듯한 느낌이다. 입을 벌리려 해도 입천장과 혀가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물기가 없다.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입구에 다달았고 지체없이 근처 구멍가게에 가서 1리터의 물을 샀다. 사자마자 한참을 들이켰다. 물이 이렇게 달고 맛있을까? 한참을 물맛을 보고나니 어딘가에 숨어있던 힘이 나타나는 것 같다. 생기가 되살아난다. 이젠 어디로 갈까... 그런데 어라연에서 무려 4시간 반을 보냈다. 조금 있으면 해가 질 시간이다. 아직 가볼곳이 몇군데 있는데 어떡할까 하다가 K씨네 집에서 하루 더 신세지기로 했다. 가는 길에 근처의 청령포를 들르기로 하고 출발

 

4. 청령포

  두 번이나 주차장만을 맴돌았던 청령포를 드디어 방문하게 됐다. 배터에 가서 있자니 건너편에 있던 배가 금방 돌아온다. 관람객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들어가는 쪽이던 나오는 쪽이던 사람이 있으면 바로 배가 온다. 가볍게 배에 올라 잠깐 엔진소리를 들으면 건너편이다.
  일단 청령포는 소나무가 많아서 그늘이 풍부하다. 여름에도 덥지 않을 듯 싶다. 입구에서 처음 마주치는 곳은 단종 수발을 든 사람들이 묵었던 행랑채. 바로 옆에는 거처. 단종의 공부하는 모습과 어디론가(아마도 궁?)를 향해 절을 올리는 단종(아마도)의 인형이 있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너무 기울어져서 인위적으로 받침까지 필요한 소나무들. 소나무들은 대부분 단종 거처쪽으로 휘어져 있는데 단종을 향해 허리를 숙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숙연한 기분이 드는 것도 같다. 조금 더 들어가면 망향탑도 있고 전망대 같은 것도 있다. 한번 가볼만하다.

 

 

 

관음송(수령이 700년?)

 

  시간에 조금 여유가 있어 선돌에 가본다. 선돌은 말 그대로 서있는 거대한 돌이다. 직접 가서 보면 위용이 대단하다. 어쩌다가 저렇게 나뉘어 있는지 참 궁금하기도 하다. 아니면 원래부터 저렇게 둘이었었나? 여기서 김지수 나오는 무슨 영화도 찍었다고 하는데 영화제목은 기억안난다. 아침을 먹었던 그 식당으로 가서 돼지고기와 소주로 하루를 마감했다. 어떻게 잠들었는지는 기억이...

 

선돌 

 

 

5. 한반도지형과 법흥사

 

  아침 일찍부터 또다시 시작된 여정. 일찍 움직이면 하루가 왜 그리도 긴지... -.-
  처음 찾아간 곳은 한반도 지형. 이곳은 섶다리, 법흥사 가는 길목에 있어 잠깐 들른다는 생각으로 찾아갔다. 뭐 특별한게 있겠냐 싶은 곳이었다. 이곳은 그냥 사진 그대로였다. 다만 저 멀리 보이는 시멘트 공장이 상당히 거슬렸다. 저 근처 주민들이 폐질환이 많다는 뉴스를 얼마전에 들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뗏목체험도 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체험류의 여행은 그다지....

 

한반도지형(선암마을)


  이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새벽에 눈을 떴는데 잠이 오질 않아서 그냥 일찍 나온 탓에 아침을 먹지 못했다. 일단 떠오르는 게 해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고 다하누촌에 가면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하누촌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옆의 식당에 들어가 소머리국밥을 시켰다. 생각 외로 훌륭했다. 아주머니 말로는 소고기가 많이 나는 지방이라 국물이 좋다고 한다. 인정할 수 있을만한 부분이다.
  겨울철에 보면 괜찮다는 섶다리를 찾아 판운리로 향했다. 네비에서는 섶다리민박을 찍고 갔다. 한참을 가다보니 법흥사와 판운리의 갈림길이 나온다. 판운리로 접어들자 고개마루가 나오고 이곳을 계속 가다보면 평창이 나오는 듯 했다. 그런데 섶다리는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보이지가 않는다. 섶다리민박이 있는 곳은 판운1리. 그래서 판운리를 네비에 찍고 갔다. 아... 산으로 계속 들어간다. 가다보니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 산을 깎는 곳인듯 했다. 공사차량도 많이 드나든다. 뭔가 이상했지만 계속 갔다. 판운리까지 가니 아무것도 없다. -.-‘’‘’
어쩔수 없이 그대로 다시 돌아나와 법흥사로 향했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다하누촌 근처에 있단다. -.-;;;;;
  법흥사 가는 길은 주천강이 흐르고 있는 길이었다. 주변으로는 캠핑장이 주욱 늘어서 있었고 토요일이라 그런지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쳐져있는 텐트는 얼핏 보기에도 상당히 고가인 듯 했다. 나중에 주변사람에게 물어보니 어줍잖은 텐트가지고는 창피해서 그런 캠핑장에 못갈정도란다. 헐~
  법흥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무슨 공사가 한창이다. 고즈넉함하고는 거리가 멀다. 좌측으로는 산행코스가 있는 듯 했고 법흥사쪽으로 가는 사람보다는 산행을 하러 가는 사람이 더 많아 보였다. 난 법흥사쪽으로. 산행은 체력을 좀더 기른후에... ^^‘

  입구에 들어서서 좌측으로 오래된 건물이 보이는데 대웅전(?) 이었던거 같다. 그런데 눈에 띈것은 처마밑으로 주욱 늘어서 있는 조각들... 나무조각인데 모양이 한가지가 아니고 여러 모양이다. 위에 올라가면 최근에 재건한 듯한 건물이 보이는데 이 부분을 비교해보면 최근의 조각은 볼품없고 조잡한 느낌이 든다. 나만 그러한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어쩜 저리도 세밀하고 수려하게 조각할 수 있었을까... 내려오는 길에 이 건물 앞에서 한참을 들여다볼 수 밖에 없었다.

 

 

 

적멸보궁처마 밑 목조각

  이틀간의 연이은 음주와 부족한 수면탓에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천천히 위로 위로 올라갔다. 스피커에서는 염불소리인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었고 역시 고즈넉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만 그랬는지는 몰라도 소음에 가까웠다. ‘적멸보궁’이라고 쓰인 마지막 건물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냥 사진만 찍었는데 이곳의 조각들이 입구에서 본 낡은 구조물과 비교되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6. 동막골 촬영지

  근처에 있지 않을까 싶었던 촬영지는 한참을 달려서야 도달할 수 있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주차되어 있는 차가 제법 되었다. 셋트장은 전반적으로 자그마했고 이렇게 작은 셋트장에서 그런 영화장면들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니 기술들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위로 오르는 산책로도 있는 듯 했으나 저질체력탓에 통과.

 

  다 보고 나니 그래도 뭔가 아쉬워서 한곳을 더 돌아보고자 생각한 곳이 ‘민물고기생태박물관(?)’이란 곳을 가보기로 했다. 민물낚시 하는데 그 정도는 봐줘야 붕어가 수고했다고 해줄 것 같아서다. 역시 근처라고 생각했으나 한참을 갔다. 가는 길에는 송어양식장도 있었고 공사중인 길도 여러군데 있었다. 그런데 헉~ 도착해보니 아직 공사중기고 개관 전이다. 지도에 써 놓던지... -.-;;;;
  어쩔수 없어 돌아서 나오는데 그 근처에 ‘생태마을’이라는게 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티비에서 본 것 같기도 한 생태마을. 민박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내 기억으로는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철저히 친환경적으로 살아가기로 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마을이었던 거 같다. 기회되면 한번 가봐야지 하고 집으로 출발~~~~
  영월은 생각보다 둘러볼 곳이 많다. 아직도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 별마로천문대, 민물고기생태박물관 등이 우선 떠오르는 곳이다. 멋진 볼거리만을 기대하고 간다면 영월도 여타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볼 게 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차근차근 돌아보려고 한다면 봐도 봐도 다 못보는 곳이 아마 영월이지 싶다. 박물관 도시를 표방한 것이 볼거리가 풍부한 영월을 만드는 데 크게 일조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네비 없으면 여행을 어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