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2009년 6월 4일
1. 출발
예전에 추억이 있는 부여. 하지만 남아있는 기억은 별로 없어서 역사적 의미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생긴 탓에 예전보다는 가기가 많이 수월해졌다. 인터넷으로 사전에 갈 곳을 미리 정하고 대충 계획도 세웠다. 계획이라는 것이 별 건 없고 그저 순서정도만 얼추 정할 뿐이다. 이마저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가능하다. 혼자 가려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K씨한테 전화를 넣어봤다. 흔쾌히 동행해주신다기에 이튿날 일찍 일어나서 7시에 픽업해서 서해안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2. 부여도착
한참을 달리다가 서해대교에 있는 행담도 휴게소에 들렀다. 마침 이곳에서 안마기를 전시해놓고 팔고 있었다. 아침부터 서두른 탓에 조금 찌뿌둥한 게 있어 몸을 맡겨보았다. 이 안마기는 집에 있는 것과 거의 같은 종류여서 익숙했다. 시원하게 몸을 두들기고 다시 출발. 네비아씨에게 길을 맡기고 가다 보니 어디서 나가고 어디에서 쉬었는지가 잘 기억이 안난다. 어쨌든 네비의 마지막 휴게소에서 한번 더 쉬고 그곳에서 충남쪽의 여러 지도를 확보했다. 하지만 부여만 따로 나온 지도는 없었다. 고속도로를 나와서도 한참을 달려 드디어 부여에 도착. 일단 배부터 채우기로 하고 들어간 곳은 부소산성 근처의 구드래돌쌈밥집. 이집은 인터넷에서 보고 가기로 마음먹은 곳이다.
등잔인테리어 돌쌈밥
손님은 아직 이른 시간인지 별로 없었고 음식은 그다지 특별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관광지 치고는 깔끔하지 싶다. 거하게 배를 채우고는 부소산성으로 향했다. 부소산성은 돌쌈밥집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되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를 향해 걷다보면 좌측에 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곳이 있다. 부소산성을 들러보고 내려올때 보려 했는데 결국 가보지 못했다.
부소산성을 들어선 첫느낌은 유적지라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의 산책로인 듯 싶은 인상이 강했다. 실제로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듯 했고 입장료도 구분해서 받고 있었다. 그리고 남아있는게 별로 없어서인지 몰라도 걸음을 멈추게 하는 포인트가 백화정을 빼고는 거의 없었다. 곳곳에 있는 노점에서는 유적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이런데 와서 그런걸 사는 사람이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백화정 주변의 나무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수령도 상당한 듯이 보인다. 백화정 부근에서 보는 백마강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한참을 서있게 만드는 수려함이 있다.
백화정 백화정 주변에서 본 백마강
여기서 진행방향의 아래쪽을 바라보면 저만치 아래에 고란사가 보인다. 우리의 여정은 여기서 잠시 갈등을 하는데 고란사까지 갔다가 다시 올라올 것인가 아니면 그냥 여기서 발걸음을 돌릴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 안가볼 수는 없다'라는 심리가 결국 고란사를 향하게 만들었다. 사실은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 내려가면 주차장쪽으로 데려다주는 왕복선이 있다. 다만 그 뱃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던 것이다.
고란사 고란사 지킴이
고란사는 굉장히 아담한 절이다. 이곳에서 나는 고란초가 유명한 듯 하며 절이름도 여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배를 타고 주차장쪽으로 돌아오는 뱃길에서 본 낙화암은 궁녀들이 몸을 던졌다고 한 유래때문인지 슬픈 아름다움 같은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는 신라에 의해 왜곡된 역사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쪽이 좀더 수긍이 간다. 3000명의 궁녀라니...
배에서 본 낙화암 배에서 본 고란사
배에서 내려 주차장쪽으로 오는 길에는 조각공원(?)이 있다. 제법 많은 조각품이 있었고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이곳을 통과해서 부소산성 주차장 쪽으로 가다보면 좀전에 식사를 했던 곳을 지나게 된다. 가는 길에 너무 더웠던지 K씨가 아이스크림을 사려했지만 아이스크림이 없다. -.-
날씨가 많이 덥다. 자~ 다음은 부여국립박물관으로 이동. 박물관은 한시적으로 공짜였다. 내년부터는 아마 돈을 받는 모양이다. 이곳에는 단체로 움직이는 학생들이 많았다. 바글바글.... 박물관 내부에는 입상한 학생들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찌 그리 잘 그렸는지 아이들의 그림같지가 않았다. 유물을 그릴때 무슨 생각들을 했을지....
박물관에서는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되어 있나 보다. 그런데 난 한참 둘러보고 나서야 촬영금지인 줄 알았다. 촬영금지 표시가 있는 전시관만 촬영금지인지 아니면 모든 전시관이 금지인지 아직도 아리송하다. 부여국제 박물관은 제법 규모가 커서 다리가 많이 아파라 했다. 차근 차근 둘러본다면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리리라... 처음에는 천천히 둘러보다 후반에 갈수록 대충보는 경향이 짙어졌다. 박물관은 역시 설명이 필요하다. 그 안내 이어폰을 사용했어야 하는 건데....
용도는? ^^‘ 얘도 아마 같은 용도
이제 지진 다리를 이끌고 궁남지로 고고~ 가는길에 궁남지와 서동공원을 헛갈리게 하는 팻말들이 보이는데 결국 같은 곳이었다. 7월쯤에 궁남지에 퍼져있는 연들이 꽃을 피운다고 한다. 그 많은 연들이 꽃을 피운다면 장관이 아닐까 생각된다. 궁남지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특히 해가 지고 나서 오면 좋다고들 한다. 그런데 인공으로 조성된 궁남지는 당시 백성들의 삶과는 전혀 반대의 상징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신라의 안압지처럼....
이제 부여는 대충 본 듯 하여 다음 장소를 정해야 한다. 올때부터 가끔 입에 올렸던 무량사로 향했다. 서해안고속도로 타는 길목이기에 큰 부담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원래 주차장을 어찌어찌 하다 지나버리고 절 입구까지 가고 말았다. 다행히 관람료를 받는 분이 한쪽에 차를 대게 해주신다. 원래 자기가 대던 곳이라고 하시면서...
무량사는 조용하고 분위기 있어 절다움(내가 생각하는)이 느껴졌다. 보통 유명 사찰이 떠들썩 한곳도 많아 조용함을 못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무량사는 조용하고 아늑하면서도 위엄이 느껴지는 절이었다. 지금은 한창 무슨 공사중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한가지 아직도 궁금한건 그 탑이 왜 오층석탑인지... 내 눈에는 분명 칠층이던데...(나중에 안사실인데 기단은 층수에서 뺀단다. -.-)
범종과 나무 오층석탑
나오는 길에 아까 그 관람료를 받던 분이 코끼리 가죽으로 된 북이 있는 유명한 절이 있다면서 추천해 주었는데 너무 늦어서... 이름이 광덕사. 집에 가는 길에 오천항이나 남당항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하고 네비아씨의 친절한 도움을 받아 들렀지만 어찌된 일인지 황량함만 느껴진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태안 기름유출여파가 아직 남아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남당항에서는 어떻게든 저녁을 해결하려 하였으나 꽃게 혹은 회를 권유하는 아주머니와 꽃게를 별로라 하는 우리들은 결국 타협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조개구이를 먹겠다는 일념하에 네비에서 조개구이로 검색하여 평택항 근처의 집을 하나 물색하고 네비아씨에게 맡겼다. 그러나 중도에 이리저리 시간계산을 해보니 집에 도착하면 너무 늦을거 같아 아예 K씨네 근처 세꼬시 집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고~
그런데 K씨네 근처 세꼬시 집은 진짜 맛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배가 고파서인가? 아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주저않고 그집에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용한 오천항 남당항 일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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