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여행

영월, 단양(2009. 5. 27)

낚시캠핑 2010. 9. 9. 09:44

영월을 거쳐 단양으로


2009년 5월 27일 - 2009년 5월 28일


1. 출발을 결심하기까지


  노무현 전대통령의 충격적인 죽음 소식에 한동안 충격에서 헤매다보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동안은 주로 붕어를 낚으러 집을 나섰지만 이번에는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인터넷으로 여러곳을 살펴본 끝에 단양을 목적지로 삼고 일단 영월에서 지인을 방문하여 하루 신세를 지기로 하고 네비게이션에 영월 청령포를 입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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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월에서 하룻밤

  거의 도착할 즈음 조금 헷갈리긴 했지만 청령포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지인을 기다리면서 주변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지인이 준비한 삼겹살과 반가운 마음을 안주삼아 술을 나눠 마시고 잠이 들었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유별나서 조금은 귀찮을 정도였지만 남자 둘이서만 있으면 삭막할 듯한 분위기를 해소해주는 역할도 해준듯 했다.

3. 둘쨋날 영월에서
 

  다음날 숙취로 아픈 머리를 흔들며 기상하고 출근 관계로 혼자서 정릉앞에 있는 지인의 단골식당에 들렀다. 갈비탕으로 해장을 했는데 푸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나쁘지 않다. 이 식당에 비치되어 있는 관광지도를 집어들고 펼쳐보니 영월을 그냥 지나치면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둘러보면 괜찮아 보이는 곳이 제법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청령포, 고씨굴, 김삿갓유적지 그리고 그 옆의 조선민화박물관을 둘러보고 단양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청령포에서 단종유배지에 배를 타고 들어가볼 심산으로 주차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아직 개장전이라 그냥 사진 몇장을 찍고 바로 고씨굴로 향한다. 청령포는 어제 신세진 지인을 다시 방문할 때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어서 부담없이 패스한다.

 

1) 고씨굴

  네비게이션의 지시대로 움직여서 고씨굴에 들어섰다. 강변의 주차장으로 들어섰는데 고씨굴 주차장은 강변쪽이 아니라 도로 반대쪽에 따로 주차장이 있었다. 현재는 무슨 공사중이라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고씨 동굴은 강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그리고 이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입장료 3,000원을 지불하고 입장권을 사야 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고씨굴 입구가 나오고 입구로 들어가면 안전모를 쓰고 동굴을 돌아보게 된다. 고씨굴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한번 동굴을 들어가본적이 있었는데 대충 둘러봐서 그런지 별로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여유있게 다녀서인지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낮에는 제법 더운 요즘같은 계절엔 아주 그만인 관광형태라 생각된다. 좀 있으면 아주 무더운 여름이 찾아올텐데 그때에는 아주 시원하게 돌아볼 수 있으리라. 동굴을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제대로 나온게 없다. 아마도 삼각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동굴내에서 사진 금지라는 사실... 다른 여행장소도 마찬가지겠지만 동굴안의 여러 장면은 직접 가서 보아야만 제대로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약간 습한 느낌과 곳곳에 물길을 따라 형성된 여러 모양들은 눈으로만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동굴 트래킹(?)은 가능하면 천천히 이동하면서 여유있게 둘러보아야만 제대로 느끼고 담아갈 수 있다. 서둘러서 얼른 보고 나오는 동굴트래킹은 한번 가보았다라는 것 빼고는 남는게 전혀 없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내가 예전에 제주도에서 본 그 동굴처럼.....

2) 김삿갓 유적지

  다시금 네비게이션에게 길안내를 맡긴채 김삿갓 유적지로 향했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김삿갓문학과 주차장은 넓었다. 역시 여기도 일단 무료. 주변 동네 사람들은 여기 냇가에 와서 잠시 쉬어가기도 하는 곳인가 보다. 차가 딱 한 대 주차되어 있었는데 옆의 냇가에 텐트를 치고 있었다. 좋겄다아~. 이곳은 계곡에서도 한참 상류에 해당되는 곳이라 물은 정말 맑았다. 주차장 옆에는 김삿갓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고 그 앞에는 여러 전시물들이 들어서 있다.

김삿갓 문학관은 입장료 천원을 받는다. 그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정말 편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입장객은 나 혼자였다. 나중에 공예품 파는 가게 아줌마한테 들은 이야기로는 노전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방문객의 발길이 뜸하다고 한다. 내가 관람해본 결과 사람이 그리 많이 찾아오지는 않을 듯 했다. 어딘가 조금 보완이 필요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대충 내부를 보자면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돌아보면 그런대로 괜찮을 듯 싶은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김삿갓의 본명이 김병연이고 호는 난고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또 홍경래의 난때 조부가 연루되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영월 동헌에서 실시된 백암장에서 이런 조부를 신랄하게 비판하여 장원하게 되었는데 자기가 비판한 이가 조부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면서 삿갓쓰고 유랑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내용을 소개하는 비디오가 계속 돌아가고 있었고 문학관 전체에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다. 내 생각엔 소음이었다. 강당에서만 들리도록 무슨 조치가 필요치 않을까... 일층과 이층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문학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흥미로운게 없다.
김삿갓 문학관을 나와서 근처 공예품 가게에 들러 김삿갓 인형을 하나 샀다. 재료가 돌이 아닌것이 석고도 아닌것이 그냥 젤 만만한 것 같았고 제일 많이 나간다는 말에 하나 집어들고 만원을 지불했다. 이 인형은 앞으로 내 사진에 자주 등장할 모델이기도 하다.
차를 몰아 오던길에 봤던 김삿갓 묘지에서 잠시 차를 멈췄다. 묘지 앞의 가게에서 삿갓 모자를 18,000원에 주고 샀다. 오늘 날이 무척 더울것 같아 햇볕을 막기엔 삿갓 모양이 제일 좋을 듯 하여 2,000원 깎아준다는 말에 속아주면서 샀는데 제법 역할을 했다. 나중에 파라솔 없이 낚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할 정도로 괜찮았다.

3) 조선민화 박물관

 

  김삿갓 문학관으로 왔던 길을 되짚어 나가면 조선민화박물관에 가게 된다. 참고로 영월은 박물관의 고장을 표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박물관이 제법 많다. 그 중에서 인터넷에서 한번 접했던 조선민화박물관에 들렀다. 이곳에선 현재 2층에서 한국, 일본, 중국의 춘화도를 전시하고 있다. 제법 민망한 민화들이 있는데 아는 사람하고 가면 좀 어색할 수도 있겠다. 길가에 “조선민화박물관 전용주차장”이라 쓰인 곳에 차를 세우고 계단을 올라갔다. 한 5대정도 세우면 더 이상 세울곳이 없을 듯하게 아주 작은 주차장이다. 박물관 위쪽에도 주차장이 있는듯 했는데 직원만 사용가능한지 대부분 아래에 주차하고 계단을 오른다. 계단 끝에는 현수교 형식의 조그만 흔들다리가 있다. 이곳을 통과하여 우측으로 올라서면 박물관이 나타난다. 박물관 앞에는 여러 분재들이 놓여있고 박물관 뒤쪽으로는 야생화 공원이 있다. 잘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야생화를 볼 수 있고 짙은 향도 맡을 수 있었다.
  입장료가 얼마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2층은 춘화도가 전시되어 있고 일층에서는 직원이 민화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 설명을 들으면 민화를 보는 눈이 한단계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시되어 있는 자료는 상당히 오래된 민화들이 많고 차근차근 보면 제법 볼만했다. 반드시 설명을 듣고 보는 것이 좋다. 내가 들어갔을 때는 2층의 관람객들이 내려오면 그때 같이 설명해주겠다며 먼저 2층을 둘러보고 내려오라고 했다. 일단 2층부터 보고 관람객이 다 내려간 다음 난 마저 다 보고 한 5분정도 후에 내려왔다. 이미 3개의 민화에 대한 설명이 넘어가 있었다.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었는데 호랑이 민화(용호도?)의 호랑이 눈이 보는 사람을 쫓아 움직인다는 설명에 한동안 확인한다고 소란스러웠다. 나이를 먹으면 주변을 잘 의식하지 않게 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나도 점점 의식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을 느끼는 중이다.

  그중에 젊은(30대초?) 남녀가 눈에 들어왔는데 아마도 일행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그 둘은 움직였고 여자는 설명을 매우 즐기는 모양새가 시선을 끌었다. 얌전한 자태(?)를 가지고 집중해서 설명을 듣는 것이 혹시 어느 학교의 미술선생님이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에 젊은 사람을 만나서 관심을 갖고 보게 된거지... ^^‘

4. 단양으로

 

1) 온달 관광지

  단양으로 차를 몰아 가는데 우선 온달산성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온달산성은 태왕사신기와 천추태후의 촬영장을 통과하면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 5,000원(?). 오늘 촬영이 잡혀있어 일부분은 볼 수 없다는 이야기도 매표소에서 해준다.
일단 들어가니 단역배우들도 보이고 좌우로 드라마에서 보던 궁궐들도 보인다. 나중에 티비를 통해 천추태후를 보니 직접 세트를 보아서인지 배경의 궁안 모습이 눈에 익다. 앞으로만 주욱 전진해서 끝까지 갔더니 온달동굴이 나타났다. 오늘 두 번째 동굴이다. 입구에는 역시 안전을 위해 안전모가 비치되어 있다. 역시나 동굴안에서 찍은 사진은 별로 볼만한 게 없다. 장비나 기술이 부족 -.-
  영월에서 본 고씨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볼만한 것이 많다. 아주 높이가 낮은 길을 네 번정도 만나게 돼서 오리걸음으로 통과해야 한다. 거의 유격훈련수준이다. 동굴안에서는 삿갓이 짐이다. 버릴수도 없고 들고 다니느라 신경이 쓰였다.

  제법 힘든 육체를 끌고 밖으로 나오니 숨이 차다. 입구쪽으로 되돌아 가면서 세트를 구경했다. 세트장을 통과하면 온달산성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올라갔다간 녹초가 될 듯 해서 운동 많이 하고 다시 오기로 하고 패스.
  전체적으로 제법 잘 만들어진 세트장인 것 같았다. 세트장을 많이 가보질 않아서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부천의 야인시대 세트장보단 확실히 나았다. 세트장을 적당히 둘러본후 입구쪽에 있는 온달관을 향했다. 입구에는 제법 큰 말위의 온달장군 동상이 있고 온달관 내부는 온달장군 당시의 사회에 대한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2) 도담삼봉과 석문

  지친 다리와 허기진 배를 위로해줘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되어 도로 맞은편에 있는 식당에 가서 비빔밥(7,000원)을 해치우고 도담삼봉으로 향했다. 도담삼봉은 입구에서 주차비를 받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오늘이 공휴일이 아니었음을 감사하는 순간이었다. 도담삼봉은 유명세만큼이나 시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석문쪽으로 올라가는 산 입구에는 음악분수대라는 시설이 되어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애도의 뜻으로 5월 25일부터 5월 29일까지 운영중지를 알리는 글이 붙어 있었다. 조금 올라가니 팔각정이 있고 그 위에선 경상도 사람 몇몇이서 답답한 소리들을 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속고 살런지.... 망설임 없이 통과해서 석문을 향했다. 석문은 약간 내리막길을 거쳐서 갈 수 있었는데 마침 아래쪽을 모터보트로 구경하는 사람들 입에서 석문을 바라보며 내뱉는 감탄사가 크게 들렸다. 나도 그때 석문을 막 본 순간이라 내 대신 감탄해주는 듯한 기분이었다. 도담삼봉이나 석문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면 좀더 크고 웅장하게 느껴진다.

3) 사인암과 삼선암

  내려와서 잠시 도담삼봉을 바라보다 사인암으로 차를 몰았다. 차가 있으니 참 많이도 돌아본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다른 수단을 이용했다면 도담삼봉에서 사인암 보러 가기가 그렇게 수월하지만은 않을 듯 싶었다. 사인암도 생각보다 웅장한 느낌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단양에서 머문다면 사인암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담삼봉과는 달리 아~주 한적했다. 사인암을 중심으로 몇몇 숙박시설과 식당들이 있었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근처에 대충 주차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나중에 삼선암을 향하던중 근처에 큰 무료주차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물은 맑은 편이 아니었는데 주변의 식당들 때문이었으리라...

  사인암에서 상선암으로 가는 길은 아주 좁은 골목길을 통과해야 했다. 네비아씨가 일러준 길이어서 그런가? 아마도 좀 더 넓은 길이 있을 듯 싶다. 상선암, 중선암 및 하선암은 별 기억에 남는게 없다. 어떤 바위를 보고 이름을 붙였는지도 잘 모르겠고 왜 이곳이 단양팔경에 드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계곡에 물이 많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 물이 많으면 큰 바위들만 눈에 보일테니깐 경치가 지금하곤 완전히 달라질것 같기도 하다.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중선암에 있는 흔들다리와 소박함 정도랄까.

  몸도 피곤하고 웬만큼 단양도 둘러본 듯 해서 바로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입구 근처에서 산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잠시 멈추기도 하고 고속도로 위에서는 휴게소에 들어가 한시간 남짓 잠을 청하기도 하면서 집에 11시쯤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