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행

정선 두위봉(2011. 6. 12)

낚시캠핑 2011. 7. 28. 13:58

  작년 지리산 바래봉, 덕유산, 그리고 정선 두위봉에서 기가 막히게 1주일씩 먼저 방문하는 바람에 철쭉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이를 만회하고자 정선 두위봉을 새로운 각오와 함께 다시 찾았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번엔 조금 늦어서 철쭉이 지고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다음에 다시 오면 되니깐... -.-

  아침 일찍 서둘러 두위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6시 전에 도착하여 오르기 시작하니 한산해서 좋다. 오르는 내내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나물을 뜯는 사람인지 약초꾼인지는 모를 서너명의 아저씨를 먼발치에서 목격한 게 다였다. 아침에 오르니 더위를 느끼지 않고 오를수 있어 참 좋다. 역시 산은 일찍 올라가는 것이 제일 좋은 듯 하다. 제법 높은 곳에서부터 오르는 등산로임에도 강원도 두위봉은 가볍게 오르기가 어렵다. 산을 자주 타는 사람들은 쉽다고 하는 데 나같이 한달에 한번 산에 갈까 말까 하는 사람에게는 힘든 봉우리이다. 게다가 체중이 늘고 있는 아저씨에게는 두말할 필요없이 버거운 산이다. 그나마 담배를 피지 않아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오르는 내내 하게 된다.


 
 주차장 삿갓맨   사방댐(토사유출방지)

 

  산에 오르는 것 자체를 즐기기 보다는 주변 경치를 즐기는 나로서는 두위봉이 참 심심한 산이다. 이곳에 오는 이유는 단 하나... 철쭉~ 그것도 바래봉이나 덕유산 철쭉을 놓쳤기에 오게 되는 산이다. 두위봉을 오르내리는 경로를 달리하면 조금 나을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혼자 차를 가지고 오는 나에게는 이것도 부담이다. 이 두위봉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는 ‘감로수 샘터’!  이곳이 없었다면 아마 온몸이 말라 비틀어졌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올라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 철쭉이 좌우로 도열해있는 기가 막힌 좁다란 길을 만나게 된다. 이 길은 정말 마음에 드는 길이다. 다만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그리고 이런 길은 저녁에 보면 훨씬 좋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이길을 통과하여 정상에 서면 눈앞에 탁트이면서 시원한 풍경을 안겨준다. 그런데.... 그 시원한 풍경 저 멀리에 산을 깎아만든 붉은빛의 밭. 아마도 배추밭으로 생각되는데 시선이 거기에 닿으니 그 산이 처연하게 느껴진다.


 

 

  정상을 만끽하다가 뜨거운 햇빛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하산했다. 하산할 때쯤 되니 오르는 사람들과 마주치기 시작한다. 올라오는 사람이 많으니 좁은 길에서 만나면 무조건 양보하게 된다. 이 날 재작년에 영월 김삿갓면에서 장만한 삿갓을 쓰고 산행을 했는데 덕분에 나는 평소답지 않게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틱까지 갖춘 등산복 차림에 삿갓을 쓰고 있으니 이상도 할 것이고 햇볕이 따가우니 삿갓이 부럽기도 했을거다.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대부분 삿갓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삿갓은 산행에 불편한 면도 있다. 챙이 너무 넓어서 배낭과 간섭이 발생한다. 하지만 시원한 걸로 보면 최고라 할 만하다.

  되돌아 나오는 길에 보니 제법 많은 관광버스가 두위봉을 향하고 있었다. 그들과 같이 산행을 했더라면 조용한 산행은 꿈도 꾸지 말일이다. 정상에서 도시락 까먹고 시끄럽게 대화하는 풍경들을 많이 봐왔던 터라 휴일에 일찍 산을 오르는 건 최고의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