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보성, 순천, 여수, 지리산 바래봉 철쭉
2010년 5월 13일 목요일 - 5월 15일 토요일
1. 출발
회사에 출근 했다가 짬이 나서 K와 통화하고 나주 홍어의 거리에서 만나기로...
2. 나주 홍어의 거리, 금성관, 나주곰탕(하얀집)
한참을 달려 나주 홍어의 거리에 도착. 먼저 숙소를 잡고 K를 기다렸다. 숙소이름은 강변 모텔. 마침 사이클대회가 열리고 있어서 숙소가 많이 없단다. 어쨌든 여행지는 일찍 가서 숙소부터 잡는 것이 상책임을 다시 깨닫는다. 1시간 여후에 영회 도착. 1박2일에 나왔다는 ‘홍어일번지’로 가서 홍어삼합 주문. 국산 5만(수입 4만). 어느정도 삭힌 홍어를 먹고 싶었지만 아예 삭힌 홍어는 없단다. 전라도 사람들만 찾아온다면 많이 삭혔을텐데 전국에서 오다보니 삭히다 만 홍어를 내놓는다. 아니 내 입맛에는 거의 삭히지 않은듯 했다. 처음 먹어보는 K도 이 정도면 좋아하게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기회가 되면 홍어찜을 먹어야겠다. 똑 쏘는 맛은 역시 홍어찜이지...
다음날 '나주에 왔으니 나주곰탕을 먹여야지' 하면서 유명하다는 하얀집을 찾으로 출발했다. 조금 헤메긴 했지만 금성관 정문 맞은편에 있었다. 네비에서는 금성관 후문을 알려주는 바람에 네비를 PNS로 전환해서 들고 다니면서 찾아야 했다. 덕분에 많은 시간 들이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예전에 누구(?)와 함께 먹었던 그 끝내주던 곰탕맛은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맛깔난 곰탕이었다. 속푸는데는 그만이었다. 금성관도 둘러보고 차로 복귀. 어디로 갈까 궁리 끝에 보성 녹차밭에 가보기로 하고 네비에 검색! 네비따라 출발
3. 보성 녹차밭
보성 녹차밭은 한마디로 산비탈면을 죄다 녹차밭으로 만든 밭이다. 많은 터주대감 노릇을 하던 식물들의 희생으로 탄생한 것이지. 녹차 농사를 지어 얻는 수입보다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를 받아 얻는 수입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중 아주머니들은 무언가 하나씩은 사서 손에 들고 돌아간다. 수입이 장난 아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녹색빛으로 물든 녹차밭. 이색적인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난 오히려 녹차밭보다는 맞은편의 산에 더 시선이 갔다. 무슨 환타지영화에 나올법한 숲이 눈앞에 펼쳐진다. 편백나무 숲인가? 녹차밭을 거닐기 편하게 순환로와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다만 그늘이 없어서 여름보다는 가을이 더 좋을 것 같다. 하긴 어딘들 가을이 좋지 않을까? 녹차밭을 돌고 나오면 대나무 숲길이 있다.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법 굵은 대나무를 볼 수 있다. 담양의 죽녹원을 보고 싶게 만드는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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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녹차밭
4. 순천 낙안읍성
여수에 가기로 결정하고 네비의 지시를 따라 진행하던중 표지판에서 낙안읍성을 발견했다. 잠시 고민하다 방향을 틀었다. 뒤에 따라오던 K는 어? 하면서 따라왔겠지... 옛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읍성. 언젠가 꼭 한번 오리라고 다짐했던 읍성을 이렇게 우연히 가게 될줄은 몰랐다.
일단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갔다. 그 규모가 제법 크다. 그런데 돌다 보니 곳곳에 민박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이 안에서 민박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방값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우리가 물어본 그 집은 내부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민박집으로 바꾸는 중이었다. 이 안에서의 민박도 제법 운치있겠다 싶었다. 다음에 기회되면 한번 시도해봐야지...
곳곳을 돌아보기엔 다리가 제법 아플정도로 넓다. 골목이 고불고불한데 이 골목을 제외하고는 전부 집이다. 예날에도 이랬는지 아니면 최근에 빈공간을 집으로 다 메꾸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왼쪽은 서민의 집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오른쪽은 관공서가 위치하고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었으면 금방 이해될텐데 말이다.
순천 낙안읍성
5. 여수 오동도
이제 여수로 출발. 서대회로 유명하다는 여수 복춘식당을 네비에 찍고 찾아갔다. 그리고 근처의 모텔에 숙소를 잡고 우선 서대회로 배를 채웠다. 특이한 맛이긴 했지만 생각보다 대단한 맛은 아니었다. 막걸리식초에 담가 두었다가 먹는다는데 신기한 것은 그냥 회무침만 먹는것보단 밥에 비벼먹는게 더 맛있다는 점이다. 밥과 어우러지면 고소한맛이 훨씬 진해지는 것 같았다. 배를 채웠으니 이제 오동도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향일암을 가보면 좋았겠지만 일출을 보지 않고 향일암만을 보는 것은 왠지 많은 아쉬움이 남을것 같아 다음기회로 미루었다. 대신 가까운 오동도에 가보기로 했다. 그냥 걸어서 갔다. 멀었다. 다리가 상당히 아플정도로 멀었다. 오동도는 입구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었지만 그냥 걸었다. 별로 멀어보이지 않아서다. 동백꽃이 필 무렵에 오면 참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섬이었다. 말 그대로 동백나무가 지천이다. 걷기에는 무척이나 수월한 아주 낮은 산이다. 아니 아주 자그마한 섬이다. 쉬엄쉬엄 돌아보면 심신의 피로가 훅 날아갈것 같은 그런 섬이다. 이곳은 음악분수가 아주 유명한가 보다. 실제로 보니 참 음악과 잘 어우러져 보기 좋았다. 밤에 보면 정말 근사한 광경을 연출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언제 기다렸다가 보나. 그냥 오동도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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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서대회, 여수 오동도 풍경
돌아오는 길은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로 오니 이렇게 금방인데 갈때는 왜이리 멀게 느껴졌는지... 동력기관의 발명은 정말 인류에게 큰 변화를 이끌었음을 뼈져리게 느낀다. 일단 모텔에 와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교동연등천길의 포장마차촌으로 갔다. 이곳은 경상도 말투의 모텔주인이 알려준 곳인데 막상 가보니 포장마차가 정말 끝이 안보일정도로 길게 늘어서있다. 그리고 익혀먹는 안주는 거의 없다. 대부분 해산물인데 기껏해야 데쳐서 먹는 정도다. 여기서 먹은 안주 중 유독 기억에 남는 게 키조개관자회였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이 일품이었다. 아마 먹기 전에 기대를 별로 안해서 그런지도 몰랐다. 상대적으로 기대했던 갑오징어는 별로였다.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 안주맛도 결정되나보다. 술 좋아라 하는 이들에게 이곳은 반드시 거쳐야 할만한 곳 같았다. 바로 숙소로 돌아와서 취침.
6. 지리산 바래봉 철쭉
강화 고려산 진달래 축제를 가보려 했지만 구제역 때문에 뒤숭숭해서 가보질 못했다. 그 한을 지리산 바래봉에서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바래봉으로 향했다. 입구는 이미 철쭉제 때문인지 주말이라서 그런건지 시끌벅적했다. 완전 장터다. 주말이 아니면 이러진 않을텐데...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 일찍 왔다. 정상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단다. 실제로 가보니 꽃망울만 형성되어 있었다. 일주일 후면 절정일거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오르기 전부터 아쉽다. 하지만 오르다보니 아래쪽은 이미 만개해있다. 사람들이 꽃구경 다니는 걸 잘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이해할수도 있을 것 같다. 철쭉이 군락을 이루어서 피어있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물론 이 광경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익숙해졌지만 처음 접했을 때는 이런 장관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래봉까지 가는 길은 끝없는 오르막길이었다. 가도 가도 오르막길이었다. 역시 체력이 문제다. 주변에 오르는 사람들은 잘만 오르건만 난 왜이리 힘든지... K는 나보다 더했다. 체중과 체력 둘다 문제다. 하지만 내려오면서 안 사실은 우리보다 체력이 안좋은 사람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관광버스로 단체로 달려온 사람들은 이제 막 오르막 시작한 곳에서 벌써 숨이 턱까지 차 있었다. 힘든 얼굴로 얼마냐 남았나고 물어오니 대답하기 난감하다. 다 왔다고 하기엔 너무 큰 거짓말이라서 아직 한참 가야한다고 정직하게 말해줬다. 그 난감한 표정이란~
지리산은 봉이라 불리우는 곳은 일단 높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 천미터가 넘으니 낮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음에 철쭉을 보러 올때는 팔랑치 부근의 철쭉이 피었는지 확인하고 떠나야 함을 깨닫는 산행이었다. 오르는 산길이 포장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까?
지리산 바래봉 철쭉, 저 위의 하얀 꽃은 이름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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