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행

정선 두위봉, 소금강 숲길, 아우라지(2010.6.3-4)

낚시캠핑 2010. 11. 10. 18:46

정선 두위봉 철쭉제, 소금강 숲길, 정선 아우라지

2010년 6월 3일 목요일

 

1. 출발

  일단 정선두위봉 철쭉제를 목표로 출발

 

2. 정선 두위봉(1,466m)
  정선의 두위봉에서 철쭉에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일단 영월에서 일박하고 아침 일찍 정선으로 가기로 했다. 다음날 눈을 뜨고 혼자서 두위봉으로 향했다. 두위봉으로 오르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내가 가려고 했던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말았다. 이정표가 썩 잘 되어 있지가 않았다. 아직은 그리 유명한 축제가 아닌 모양이다. 네비아씨도 내가 원했던 코스를 찾지 못한다. 이름하여 ‘두위봉 철쭉제’. 지나는 경찰에게 물어서 겨우 찾아갔다. 동네는 ‘신동읍 방제리’. 두위봉 입구에 가니 다음날 개장하는 철쭉제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듯 하다. 배는 고픈데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다. 막걸리를 파는 곳도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냥 입구까지 가서 두위봉을 오르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경사길이 이어진다. 한없이 계속 경사가 이어진다. 이쪽길이 가장 단거리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돌아가는 길도 없이 그냥 계속 올라간다. 목이 말라온다. 날파리(?)들은 왜 이리도 달려드는지 눈을 뜨고 가기가 힘겨울 정도다. 그때 작은 개울을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나무 그늘을 찾아 배낭을 내려놓고 웃옷을 벗었다. 너무 더웠다. 어제 안주하려고 샀던 구운계란을 꺼내서 깨물었다. 물은 없지만 다행이 어제 사놓은 맥주가 있다. 사실 맥주를 먹으면 갈증이 더 나겠지만 그래도 당장은 계란 노란자가 지나간 목을 축이는 데는 그만이다.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참 고맙기 그지없다.
  휴식을 취하고 난 뒤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숨이 턱에 차오를 때쯤 정상을 1.56km 앞둔 지점이라는 이정표와 함께 ‘감로수샘터’가 나타났다. 정말 말 그대로 감로수샘터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식수가 없으니 미리 챙겨야 한다는 당부도 있다. 충분히 물을 마시고 수통에 물도 채웠다. 이제 정상까지 가는 동안 필요한 물은 확보된 듯 했다. 뿌듯함이 밀려온다. 여기서는 돈이 많이 있어봤자 물 한통보다도 못하다.
  계속 오른다. 지리산 바래봉은 중간 중간 평지길이 더러 있기도 했는데 이곳 두위봉의 산길은 꾸준한 오르막길이다. 오르는 길에 길가에 핀 야생화들도 보면서 휴식을 취했다. 거의 8부 능선쯤이었던거 같은데 나무사이로 내리는 햇빛과 그 빛을 따라 날려오는 민들레 홀씨(?)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반짝이는 눈이 내려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뭐라고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카메라에 담기도 어렵다.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이런 풍경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을까?
  꾸준히 오른 끝에 드디어 정상에 다다랐다. 예상했던 대로 철쭉은 몇송이 보지 못했다. 아직 너무 이르다. 이곳 강원도도 철쭉제 기간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철쭉이 한껏 뽐낼것 같다. 강원도의 산은 참 거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봉우리가 조금은 날카롭다는 인상을 준다. 지리산과 덕유산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다. 이곳도 해발 1,466m 나 된다. 참 높이도 올라왔다. 이제 왠만한 산은 빠르게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올라갈 수는 있을 것 같다. 올 가을엔 설악산을 한번 가볼까?
  두위봉을 내려와서 더 이상 다리가 아파 다른 곳을 돌아볼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영월로 돌아가서 K랑 저녁을 하기로 했다. 가는 도중에 모운동에 들러보기로 했다. 그런데 모운동 가는 길이 공사중이었다. 갈려고 하면 갈 수도 있었지만 시간도 저녁때가 다 되고 체력도 소진된 탓인지 다음에 다시 오기로 마음먹었다. 모운동에서 K네 가는 길에는 고씨굴이 있어서 저번에 고씨굴 왔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른다. 오늘은 송어횟집으로 들어가서 매운탕을 먹었다. 이 곳 매운탕은 송어를 통째로 다 넣어서 끓여 내놓는다. 이렇게 먹는 것도 날이 더워서 회가 좀 망설여질 때는 괜찮은 것 같다. 어제와 같은 모텔에서 숙소를 잡았다. K는 숙소에서 조금 쉬다 집으로 귀가하고 이날은 2차를 하지 않았다.

 

두위봉 가는 여정

  

3. 정선 소금강 숲길
  다음날 눈을 뜨고 정선 소금강 트래킹을 하러 나섰다. 인터넷상으로는 한치마을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그래서 한치마을을 찾아 들어갔는데 트래킹을 어디서 시작을 해야 할지 알기가 어려웠다. 어디 물어볼 곳도 없고 해서 화암약수에서 시작하기로 하고 화암약수로 향했다. 이곳은 야영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주차요금을 따로 받지 않는 듯 했다. 나름대로 편의시설은 좋은 편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일단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주차장 옆 식당에 들어가 산채비빔밥을 시켰다. 아침부터 사람이 많아서 맛있는 집일거라 생각하고 믿고 들어갔다. 그런데 곤드레밥은 역시 2인 이상. 난 그냥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왜 1인분은 안줄까... 밥먹으면서 어떻게 트래킹을 하는지도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냥 등산로만 알려준다. 인터넷에서 볼 때는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그런 비밀스러운 길 같았는데 그래서 모르는가 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걸어보고 나니 그 등산로는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듯 했다. 산을 오르는 길이 아니고 서로다른 두 등산로의 초입을 연결한 루트였기 때문이다. 
  우선 오르기 전에 수통에 물을 채우기 위해서 화암약수로 향했다. 이 곳 약수는 두 개가 있는데 크게 다를 건 없어 보였다. 이왕 가는 김에 위쪽까지 가보고 싶어서 위쪽의 약수터에서 물을 담았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무척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그런데 바닥에 침엽수 잎들이 쌓여있어서 발바닥이 푹신푹신하다. 길과 그 길을 품고 있는 산이 아주 부드럽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오르막이 심해 ‘솔밭쉼터‘를 만날 때 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런데 이곳을 지나면 어려운 길이 없다. 그저 한적한 숲길이다. 한사람이 간신히 지날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중간에 나무 벤치에서 준비해간 막걸리를 마시면서 산 아래를 내려보니 ’정말 내가 호강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걷다보면 어느새 한치마을이다. 한치마을은 아주 조그맣고 깨끗한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에서는 무언가 볼거리를 만들려고 하는 듯 한데 아직은 손이 거의 타지 않은 마을같았다. 한치마을에서 다시 화암약수까지 걸어가야 했다. 그런데 아스팔트 길을 계속 걸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지루하긴 하다. 하지만 소금강이 빚어놓은 풍경을 제대로 보려면 걷는 방법이 최고임을 알게 된다. 날만 덥지 않았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정선 소금강 숲길.

 

 4. 정선 시장, 아우라지, 백석폭포
  정선 5일장은 아니지만 주말장이 열린다고 해서 장을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시장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런데 주로 나물과 약초를 파는 것 같았다. 뭔가 좀 사가고 싶긴 했는데 무엇을 얼만큼 사야할지 그리고 그것을 과연 어떻게 요리할 수 있는 건지 변수가 너무 많아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관광온 아줌마 아저씨들은 한보따리씩 사들고 간다. ‘저걸 누가 다 먹을까... 아마 나누어 먹겠지?‘ 대충 둘러보고 집으로 가기전에 아우라지를 한번 둘러보았다. 너무 더워서 강을 건너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제법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을 담고 있다. 집으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 쪽으로 가다보니 백석폭포를 만날 수 있었다. 백석폭포는 인공폭포인데 높이가 116m에 달한다고 한다. 실제로 보니 국내에서 보기드문 큰 폭포이다. 오대천으로 흐르는 물을 관을 통해서 이곳으로 떨어지게 했다고 적혀있는데 그 관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궁금했다. 중력만을 이용한 것인지 아닌지....

 

 

정선 아우라지, 백석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