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행

속초 포장마차에서 그리고 고성 나들이(9.13-14)

낚시캠핑 2010. 12. 17. 13:24

속초 영금정, 고성 청한정, 송지호

 

2010년 9월 13일(월) - 14일(화)

 

1. 출발

  느닷없이 파도소리 들으며 술한잔 하러 속초로... 참말로 느닷없는 여행이다.

 

2. 속초에서의 소주한잔
  정말 느닷없이 파도소리를 안주삼아 소주한잔 하고 싶어졌다. 병문안을 갔던터라 집으로 그냥 가기가 조금 아쉽기도 하고 병원이라는 곳이 사람을 울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집으로 향해야 할 시간에 무작정 속초로 튀었다. 시원스러운 파도소리는 역시 동해안이다. 영금정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포장마차촌에 들러 숙소잡고 바로 소주를 마시러 갔다. 항상 그렇지만 어딜가나 사람들이 몰리는 식당이나 술집이 있다. 일행이 있었다면 당연 그러한 집으로 갔겠지만 혼자라서 숙소에서 가까운 집(김서방네)에 들어섰다. 손님은 나혼자. 안주는 도루묵구이.
  정말 분위기 잡고 마실 때는 이곳이 최고인거 같다. 파도소리는 시끄러울 지경이다. 요즘 마음도 뒤숭숭하던 참이었는데 시원하게 파도에 실려보내는 기분이 든다. 도루묵구이는 정말 맛이 좋았다. 단점이 있다면 식으면 정말 맛이 없다는 거다. 어쩜 그렇게 맛의 차이가 심한지 모르겠다. 도루묵구이는 따끈할 때 무조건 들이밀어야 한다. 추가로 시킨 안주는 열갱이구이였는데 짜서 맛이 별로였다. 소주 2병 포함해서 36,000냥 들었다. 한가지 그 포장마차에는 공중전화가 있는데 주인아주머니는 휴대폰대신 그 전화로 가족과 통화를 하곤 했다. 전화비를 아끼려고 그러겠거니...
  대로변으로 조금 나가 맥주와 안주를 사들고 숙소에 돌아와 입가심하고 취침했다.

 

3. 고성
  다음날 이 먼곳까지 와서 술만 마시고 간다는 게 아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해서 고성쪽을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천학정. 얼마전에 들렀던 청간정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천학정 : 1931년 한치응의 발기로 최순문, 김성운과 함께 건립한 것으로 정면2칸, 측면2칸의 겹처마 팔각지붕의 단층구조로 지어졌다. 남쪽으로 청간정과 백도를 마주 바라보고 북으로는 능파대가 가까이 있어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있는데 상하천광(上下天光) 거울 속에 정자가 있다하여 천학정(天鶴亭)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오르니 한 아저씨가 산책중이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주민이신것 같았는데 여행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나에게도 몇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덕분에 뒤에 있는 나지막한 산을 알차게 올라볼 수 있었다. 그 산에는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가 세그루 있는데 한녀석은 1000년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가까이 가서 보니 이런 해안가에서 보기 드물게 큰 소나무였다. 소나무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소나무가 간직한 세월이 쏟아지는 느낌도 든다.

 

   

 

  천학정을 나와 다시 위로 차를 몰아 올라가면 커다란 송지호가 나온다. 전망타워도 있는데 돈을 받는 듯 했다. 호숫가로 들어서면 나무데크도 있고 산책하기 용이하게 길도 잘 닦여있다. 건너편의 정자에 가보고 싶었지만 숙취로 인한 귀차니즘 때문에 얼른 포기했다. 잠시 송지호를 바라보다 집까지 돌아갈 생각을 하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가야하는 길이기에 마음을 다잡고 차에 올랐다. 아바이마을에서 가릿국 한그릇 먹고 집으로 향했다.

 

 

 

 

송지호 전설

 

현재 전해지고 잇는 전설로는 조선초기 약1500여년전에 송지호는 비옥한 땅이였는데 이곳에 정거재(鄭巨載)라는 부자가 마을 한가운데 살고 있었다.
이 정씨는 어찌나 심술이 많고 욕심이 많은지 포악하기로 이름이 높은 부자로서 고래등 같은 커다란 집을 짓고 많은 종들을 거느리면서 권세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성격이 포악하고 인색한 정(鄭)부자는 일꾼들은 물론 마을 주민들에게 까지 사소한 일에도 트집을 잡고 횡포를 부렸다. 또소작인들에게는 무리한 수탈을 하였다.
어느 화창한 봄날 장님이 딸의 손에 이끌려 정(鄭)부자집 문을 두드렸다.
"앞을 못보는 불쌍한 거지이오니 한푼 도와 주십시요." 라고 말하자 정(鄭)부자집 종이 말하기를 "여기가 뉘집인 줄 알고 동냥 구할 생각을 하시오 ? 어서 돌아 가시오.

" 정부자집 종들은 주인이 알아채지 못할 때 보낼려고 했으나 " 이런 부자집에서 동냥을 못하다니?"
"가라면 빨리 가시오. 주인마님이 알면 매가 춤을 추오." 이런 말들로 장님 거지와 종들이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웬놈이냐? 단잠을 깨우는 놈이..." "그 놈을 어서 끌어 들여라." 라는 정부자의 호령이 떨어졌다. 대청마루에 앉은 정부자에게 도움을 요구하는 장님을 한참 노려보던 정부자는 "저 놈이 내 재산에 달걀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을 방해한 놈이다.

닭이 막 알을 낳고 있는 꿈을 구고 있는 중인데 그 꿈을 깨게 하다니 아이구 원통해라.
저 놈을 마구치고 오줌이나 잔뜩 먹여 보내라." 고 소리쳤다.
장님거지는 동냥을 한푼도 받지 못한채 종들에게 모진 매를 맞고 피투성이가 된채 쫓겨나 길가에서 두 부녀가 울고 있는데 이때 금강산의 유명한 고승이 지나가다 발길을 멈추고 울고 있는 장님에게 사연을 물었다. 그러자 장님 부녀는 고승에게 그간에 있었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를 하였다.

고승은 장님거지에게 몇푼의 엽전을 들려주고 정(鄭)부자의 집을 찾아 목탁을 치고 염불을 외우며 시주를 요청하였다. 그러자 "시끄럽구나. 저 중놈에게 쇠똥이나 한짐 지워 보내라"라는 정부자의 호령이 떨어졌다.
종들은 고승을 외양간에 끌고가 시주걸망에 소똥을 잔뜩 담은 후 중을 내쫓았다.
고승은 문간에 나와 옆에 놓여 있던 쇠절구를 정부자의 금방아가 있는 쪽으로 던졌다.
그러자 쇠절구가 떨어진 곳에서 물기둥이 치솟기 시작했다. 고승은 왼쪽 두루마기의 고름을 뜯어 옆에 있는 소나무 가지에 걸고 주문을 외며 사라졌다.
고승이 사라지자 물기둥은 일곱줄로 늘어나 정부자의 집과 금방아간 그리고 논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놀란 종들은 중이 묶어 놓고간 두루마기 고름에 매달려 물 속에서 나올 수 있었으나 정부자는 물귀신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하여 송지호가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도 맑은 날 오봉산에 올라 송지호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부자집의 누런 금방아가 보인다고 전한다. 그 후 금방아가 탐이나서 물속에 뛰어 들어간채 영영 돌아오지 않은 사람만도 수백명이나 된다고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