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행

속초, 오대산(2010. 6. 29)

낚시캠핑 2010. 11. 16. 19:56

속초, 오대산

 

2010년 6월 29일 화요일

 

1. 출발

  열심히 경춘고속도로를 뚫고 속초로...

 

2. 속초
  올림픽대로를 벗어나기까진 답답한 흐름이었지만 경춘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시원하게 뚫린다. 이 고속도로 덕에 속초가 한결 가까워졌다. 미시령에 잠시 멈춰 울산바위 한번 봐주고 바로 아바이마을의 ‘다신식당’으로 향했다. 이곳에 오면 항상 들르는 식당이다. 오늘은 가릿국밥대신 순대국밥으로 아침을 한다. 더불어 오징어순대도 맛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가릿국밥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동행한 K는 순대국밥에 만족해 한다.
  식사를 마치고 앞의 갯배로 향한다. 승선료는 200원. 아주 맛있게 생선을 구워주는 식당을 지나 영금정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곳은 해안을 끼고 쭈욱 이동하는 길인데 가다보면 동명항을 만난다. 동명항은 오징어회로 유명하다. 오징어 제철에는 이곳에서 맛보는 오징어회가 가장 좋다는 말도 있다. 동명항 근처에 가면 난전이 펼쳐져 있는데 무슨일인지 큰 고성이 오고 간다. 싸움하는 것 같기도 하고 타박하는 것 같기도 한데 오전부터 너무 힘빼지 말아야 할텐데... 이곳을 지나려니 호객을 한다. 언제부턴가 호객하는 장면을 보면 피하게 된다. 부드럽게 하면 좋을텐데 호객행위 제법 격렬하다. 당장 가게 안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기세다. 그냥 가만히 배를 두드려줬더니 더 이상 호객을 하지 않는다. 아마 오전이라 이리 넘어가나보다. 저녁이었으면 훨씬 심하리라 미루어 짐작해본다.
 한 시간 여를 걸어 10시쯤 영금정에 도착했다. 이곳에 정자가 하나 있는데 ‘영금정’이라는 명칭이 이 정자를 일컫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영금정’이라는 명칭은 동명동의 등대 동쪽에 위치한 넓은 암반에 붙여진 이름이다. 영금정이라 씌어진 정자에 올라서면 시원한 동해바다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아래쪽으로는 ‘동해안 순수 자연산만 취급합니다’라고 씌어진 동명항의 수산시장도 보이고 위쪽으로는 넓은 바위도 보인다. 그리고 바로 아래 자그마한 사장교로 연결된 작은 정자가 있는데 영금정보다 조금 더 바다쪽에 위치해 있다.

  영금정에서 조금만 더 위로 올라가면 속초등대가 위치하고 있다. 한번 들러볼만 하다. 개인적으로 등대입구로 향하는 길이 아기자기하고 좋았다.

 

영금정, 속초등대 입구로 향하는 길

 

  계속 위로 올라가면 영랑호와 만나게 된다. 영랑호는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동네 주민들이 자전거로 하이킹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특히 요트나 카약을 타고 있는 이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마 선수들인 것 같았다. 물을 헤치고 나아가는 속도가 장난 아니다. 영랑호를 돌아보기에는 자전거가 좋을 것 같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안 것은 반대쪽으로 한참이나 이동한 후였다. 다음에 영랑호에 오게 되면 이용해봐야지.... ‘통천군 충혼비’ 가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차가 주차되어 있는 ‘아바이마을’로 향했다.
  12시가 넘어서 주차장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을 때이긴 하지만 뱃속엔 아직 아침에 들어간 순대들이 그대로 버티고 있다. 인근의 다른 곳을 둘러보고자 네비게이션에서 검색을 해보니 진전사가 뜬다. 일단 가보기로 하고 K의 차로 이동했다. 여행을 할 때 조수석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주변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고 지나간 풍경도 고개를 돌려서 뚫어져라 볼 수도 있다.
  ‘진전사’는 신라말 고려초 선종의 종찰이라고 한다. 조선 1467년까지 존속하다 폐사, 2005년 6월에 복원불사를 일부 완공하고 상량식을 마침으로써 비로서 진전사로 거듭났다. 옛 모습은 거의 없는 절이었다. 여행 중 절을 가끔 찾는데 그 절의 옛 건축모습이 궁금한 것이 큰 이유이다. 그래서 진전사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절 앞에 마른 나무들이 주욱 쌓여있는데 아마 땔감 같았다. 그런데 그 위에 기와를 올려놓은 모습이 특이하다.

 

 

진전사

  진전사에서 나와 고성쪽에 있는 청간정으로 향했다. 청간정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같았다. 주차장과 입구에 있는 작은 가게 그리고 청간정으로 향하는 길이 잘 정돈되어 있다. 속초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제 바다를 봐도 큰 감흥이 오지 않는다. 동해안의 바다는 너무 쉽게 익숙해지는 것이 특징아닌 특징같다. 이쪽은 군부대와 인접해 있어서 해안가 한쪽으로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해안가로 나가는 길은 나무데크로 꾸며져 있어 걷는 재미도 있다. 백사장에서는 한 청년이 숭어 훌치기 낚시를 하고 있었다. 잠깐 보면 참 무식한 낚시로 보일수가 있지만 숭어는 떼로 다니기 때문에 훌치기 낚시를 많이 하는 어종이다. 지켜보는 와중에 두 마리를 낚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낚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

 

 

청간정

  오후 3시경 다시 아바이마을의 ‘88생선구이’집에 도착했다. 그런데, 저번에 왔을 때 느꼈던 주인장의 싹싹하던 맛이 없어졌다. 왜일까? 1박2일팀에서 옆집을 가서 그랬나? 모를일이다. 그래서인지 생선구이 맛도 예전보다 못하고 더불어 술맛도 반감되는 듯 했다. 쌀쌀한 가을에 오면 좀 더 맛이 나려나?
  관광안내지도에서 ‘해저관광유람선’이라는 문구를 보고 ‘이거다!’ 싶어 이동했다. 대포항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설악해맞이 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택시를 타고 잠수함을 타니 어쩌니 이야기를 하면서 가니 그 앞에 내려준다. 그런데 이럴 수도 있다. 내려보니 관광유람선은 통영인가 어딘가로 이전했단다. 정말 어이가 없다. 뭐 타산이 맞지 않으면 이동을 할 수도 있다. 관광안내지도를 수정할 시간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거기까지 시원하게 태우고 간 택시는 무어란 말인가? 택시기사가 모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참나뤼~
  누굴 탓할까? 덕분에 대포항을 거쳐 외옹치항 까지 예정에 없던 트래킹을 하게 됐다. 대포항은 호객하는 소리와 술마시며 떠드는 소리 등으로 분주하다. 반면 대포항 위의 외옹치항은 아주 조용하다. 횟집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 들 정도다. 물론 성수기때는 북적일테지만....
  외옹치항을 지나자 다리가 아파온다. 버스를 타고 아바이마을로 다시 이동했다. 어찌하다 보니 이번 여행은 아바이마을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음주였다. 차를 세워두고 움직이다 보니 차를 주차한 아바이마을이 여행의 중심이 된 것이다. 고양이 한 마리가 주차한 차 밑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냥 그렇다고...

 

외옹치항, 아바이마을 입구 학교, 내 차 밑의 고양이

 

  이제 잠잘 곳을 물색해야 한다. 아까 그 이상한 택시기사가 알려준 포장마차 가서 한잔 하기로 하고 그 근처에서 숙박을 하기로 했다.  K의 차량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영금정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니 포장마차 촌이 나온다. 낮에 이곳을 지났지만 밤에 보니 전혀 다른 곳이다. 포장마차 촌에서 마시는 한잔 술이 벌써 기대가 된다. 이곳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민박집이 두세개 보인다. 그중 한곳에 숙소를 잡고 짐을 푼다음 바로 포장마차로 이동했다. 우리가 간곳은 이름하여 ‘당근마차’. 꽤 유명한 집인지 사람으로 북적댄다. 무얼 안주로 먹을까 고민하다 조개구이를 시켰다. 싸지는 않은 메뉴지만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고 마셨다. 게다가 비까지 주룩주룩 분위기 죽인다. 파도소리와 빗소리가 이렇게도 어울리나 싶다. 숙소로 오는 길에 역시나 맥주를 사들고 숙소에서 홀짝거리다 취침.

 

 

 

당근마차

 

3. 오대산
  눈을 뜨고 바로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해장을 하고 오대산 월정사로 향했다. 월정사는 통행하는 이들의 요금을 받는 입구앞에 차를 세울수도 있고 차를 가지고 월정사 안까지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전나무 숲길을 걷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바깥에 차를 주차하고 들어갔다. 잠깐동안 아스팔트 길을 걸으면 문이 하나 등장하는데 여기서부터 흙길이다. 좌우로는 전나무가 하늘높이 뻗어있는 모습이 웅장하기까지 하다. 조금 가다보면 번개를 맞았는지 오래된 나무가 부러져 있는 현장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부러진 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조금 더 걸어들어가다 좌측으로 내려가 흐르는 물에 발을 담가보았다.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서 오랫동안 발을 담가놓고 있기가 어렵다. 더위가 순간적으로  물러남을 느낀다. 월정사 앞 아치형태의 교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제법 잘 나왔다. 쿠쿠쿠~ 월정사지10층 석탑의 위용도 확인하고 조금 더 안쪽의 지장암까지 둘러보고 여행을 마무리한다.

 

 

 

   
   

 

 

오대산 전나무 숲길, 월정사